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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첫 출발 BIFF, 아쉬운 '영화의 전당'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

는 말처럼 BIFF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새로 개장한 영화의 전당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열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외형적으로도 성장한 것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성장을 거듭해서 대한민국의 대표 영화제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국내에 유일무이하게 화려한 외형을 갖춘 전용상영관까지 갖추게 되었지요.

레드카펫에서 관객들 손잡아주던 훈훈하던 그 때가 그리우이...
  이렇듯 부산국제영화제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수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다른 영화제들과 달리 참여의 폭이 넓었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들과 직접 영화에 대해서 소통하는 것 뿐만 아니라, 피프 빌리지에서 진행되는 각종 행사들, 각종 강연회가 열리고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 등등. BIFF운영진과 관객들이 주거니받거니하며 영화제의 규모를 이토록 빠르게 키워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 개막식에 가서 본 영화의 전당은, 그러한 '참여의 폭'이 줄어든 점에서 아쉬웠습니다. 과거 수영만 요트경기장(야외상영관)에서 열렸던 개막식은 레드카펫이 앞쪽 VIP석과 일반 관객석의 사이로 지나가면서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었지요. 하지만 바뀐 영화의 전당에서는 그들과 관객이 완전히 분리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스크린의 위치나 크기에 비해서 좌석이 상당히 불편하게 배치되어 있고, 좌석 숫자가 상당히 줄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맨 앞열은 지나치게 가까웠고, 가장 가장자리 좌석은 거의 영화관람이 불가능할 정도로 측면에 있었습니다. 다른 행사를 병행하기 위해서 그런 좌석 배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관람을 기본으로 전제해야하는 '영화의 전당'에서는 아쉬운 좌석 배치였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저의 개인적인 느낌이었지만, 소리도 지붕과 건물들에 둘러 쌓여있고 다른 흡음재가 따로 없어서 그런지 소리가 울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건 전문가들이 구조적으로든 뭐든 해결을 해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전 야외 상영관보다는 낫습니다.

그래도 '영화의 전당'
  이런 단점들은 '영화의 전당'의 장점들에 비교하면 아주 소소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것이 집중되어 있는 서울에서도 아직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없습니다. 서울 시네마테크가 세들어 살다가 쫓겨나서 모금운동을 하고 그랬죠.(하이트 맥스 광고에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나왔던 것 기억하시죠? 그 광고 하단에 조그맣게 '우리는 서울 시네마테크 건립을 지원합니다' 이렇게 쓰여있었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라면 전용관정도는 있어줘야 체면이 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와 더불어 대한민국 방방곡곡(!) 시네마테크 보급에도 힘을 실어주리라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수영만 요트 경기장 구석탱이에 시네마테크가 있었죠. 15년을 그 자리에 있었지만, 길 건너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도 거기가 영화관인줄을 몰랐습니다. 영화에 대한 열정만은 가득했지만, 정말 작고 초라했죠. 크고 멋지게 시네마테크가 지어져서, 하다못해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구경와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요?

  부산국제영화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작은 부분까지도 관심이 가기때문에, 작은 불만을 토로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