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범 감독, 원빈 주연의 2010년작.
길이 남을 영화까지는 못되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범죄 액션 영화였다.
영화 스토리의 기본 설정은 <레옹>을 떠올리게 했다. 소녀와 그 곁을 지키는 흑기사. 하지만, 기본적인 설정을 제외하면, <레옹>과는 큰 연관이 없다. 영웅 혼자 원맨쇼로 악당들을 때려부수는 여러 헐리웃 액션영화 (<테이큰>이라던가)의 통쾌한 진행에 훨씬 더 가까웠다. 아무리 감정선 보다는 원빈의 액션씬들이 더 비중이 큰 영화라고 하지만, 흑기사가 소녀를 구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관객들이 동감하지 못하는 건 단점이다. 잔인해서든, 원빈의 그림이 멋져서든 화면으로 관객에게 놀라움을 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스토리로 관객을 영화 속으로 몰입시키는데는 실패했다고 본다.
그래도 좋았다. 액션 영화라는 본분에 걸맞게 잘 나온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히어로'영화라는게 또 새로운 재미였다. 이전의 한국 액션영화는 '근성'영화였다. 주인공이 악당과 죽도록 싸우고, 힘겹게 싸우고, 줘텨져서 기진맥진한 가운데 극적인 역전을 이루어 내고 승리하는 그런 영화, <공공의 적>을 비롯하여 많은 형사물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아저씨>는 주인공이 '살인병기'였다는 압도적인 우위속에서 진행된다. 주인공의 압도적인 위력 앞에 우수수 나가 떨어지는 적들은, 속도감있는 전개와 더불어서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준다.
치트키를 치고 하는 게임은 깨부수는(?) 재미는 있을지는 몰라도, 너무 시시해서 재미없어지는 법이다. 원빈이 아무리 잘생기고 잘싸우면 뭐하나 긴장의 끈이 풀려버린 액션 영화는 매력이 없을 것이다. <아저씨>에서는 마약, 개미굴, 장기매매 범죄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한다. (개미굴이라는 건 처음 알았다.) 어둠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관객에게 서스펜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잔혹한 주인공의 모습에 대해 면죄부를 자연스레 쥐어준다.
다소 하드코어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나에겐 반가웠는데, 보통의 관객들에게는 전투씬을 포함한 몇몇 장면에서 지나치게 잔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싸움이라기 보다는 '진짜 싸우라면 저렇게 싸우겠구나'싶은 시퀀스가 많이 눈에 띄었다. 허풍 가득한 액션과 푸득푸득 날아가는 적이 아니라, 짧고 빠른 동작들과 칼로 가슴팍을 사정없이 찔러대는 그런 장면이 그러했다. 그래도, 걱정과 달리 그런 잔혹한 부분도 대중들에게 그럭저럭 무난히 먹혀들어간 듯 싶다. '원빈이라서'라는 이유가 좀 큰 것 같지만,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 한듯.
요즘 각종 인면수심형 강력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언론에 많이 언급되다보니 국민들의 '증오'가 상당한 것 같다. 그 '증오'는 대체로 공포에서 오는 것 같다. <아저씨>의 유래없는 성공과 여성관객의 높은 호응도 (역시 원빈 탓도 있겠지만) 이런 공포를 일거에 해소해주는 '히어로'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 픽션을 통해서 '개인적인 복수'에 대해서 긍정하는 마음을 갖게 되거나, 제도권 징벌제도에 무한한 불신을 갖게 되진 않을까 살짝 걱정되긴 한다. 이미 넷심은 "어떻게 저런 놈들을 살려두나, 죽여버려라, 내 세금으로 먹여살리는 것도 아깝다."에 찬성표를 아낌없이 던지고 있으니 말이다. 혹시 <아저씨>를 보고 비슷한 마음이 들었다면, <악마를 보았다>도 한번 보도록 하자.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끝판대장 '람로완'과의 칼싸움 시퀀스는 정말 멋있었다. 1인칭 시점으로 표현됐었는데, 화면에 대고 칼질을 하는 듯해서 아주 실감이 나더라. 이전에 이런 촬영기법이 쓰인 영화가 있는 지 궁금하다. 어떻게 찍는지도 살짝 궁금.
길이 남을 영화까지는 못되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범죄 액션 영화였다.
영화 스토리의 기본 설정은 <레옹>을 떠올리게 했다. 소녀와 그 곁을 지키는 흑기사. 하지만, 기본적인 설정을 제외하면, <레옹>과는 큰 연관이 없다. 영웅 혼자 원맨쇼로 악당들을 때려부수는 여러 헐리웃 액션영화 (<테이큰>이라던가)의 통쾌한 진행에 훨씬 더 가까웠다. 아무리 감정선 보다는 원빈의 액션씬들이 더 비중이 큰 영화라고 하지만, 흑기사가 소녀를 구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관객들이 동감하지 못하는 건 단점이다. 잔인해서든, 원빈의 그림이 멋져서든 화면으로 관객에게 놀라움을 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스토리로 관객을 영화 속으로 몰입시키는데는 실패했다고 본다.
그래도 좋았다. 액션 영화라는 본분에 걸맞게 잘 나온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히어로'영화라는게 또 새로운 재미였다. 이전의 한국 액션영화는 '근성'영화였다. 주인공이 악당과 죽도록 싸우고, 힘겹게 싸우고, 줘텨져서 기진맥진한 가운데 극적인 역전을 이루어 내고 승리하는 그런 영화, <공공의 적>을 비롯하여 많은 형사물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아저씨>는 주인공이 '살인병기'였다는 압도적인 우위속에서 진행된다. 주인공의 압도적인 위력 앞에 우수수 나가 떨어지는 적들은, 속도감있는 전개와 더불어서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준다.
치트키를 치고 하는 게임은 깨부수는(?) 재미는 있을지는 몰라도, 너무 시시해서 재미없어지는 법이다. 원빈이 아무리 잘생기고 잘싸우면 뭐하나 긴장의 끈이 풀려버린 액션 영화는 매력이 없을 것이다. <아저씨>에서는 마약, 개미굴, 장기매매 범죄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한다. (개미굴이라는 건 처음 알았다.) 어둠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관객에게 서스펜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잔혹한 주인공의 모습에 대해 면죄부를 자연스레 쥐어준다.
다소 하드코어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나에겐 반가웠는데, 보통의 관객들에게는 전투씬을 포함한 몇몇 장면에서 지나치게 잔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싸움이라기 보다는 '진짜 싸우라면 저렇게 싸우겠구나'싶은 시퀀스가 많이 눈에 띄었다. 허풍 가득한 액션과 푸득푸득 날아가는 적이 아니라, 짧고 빠른 동작들과 칼로 가슴팍을 사정없이 찔러대는 그런 장면이 그러했다. 그래도, 걱정과 달리 그런 잔혹한 부분도 대중들에게 그럭저럭 무난히 먹혀들어간 듯 싶다. '원빈이라서'라는 이유가 좀 큰 것 같지만,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 한듯.
요즘 각종 인면수심형 강력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언론에 많이 언급되다보니 국민들의 '증오'가 상당한 것 같다. 그 '증오'는 대체로 공포에서 오는 것 같다. <아저씨>의 유래없는 성공과 여성관객의 높은 호응도 (역시 원빈 탓도 있겠지만) 이런 공포를 일거에 해소해주는 '히어로'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 픽션을 통해서 '개인적인 복수'에 대해서 긍정하는 마음을 갖게 되거나, 제도권 징벌제도에 무한한 불신을 갖게 되진 않을까 살짝 걱정되긴 한다. 이미 넷심은 "어떻게 저런 놈들을 살려두나, 죽여버려라, 내 세금으로 먹여살리는 것도 아깝다."에 찬성표를 아낌없이 던지고 있으니 말이다. 혹시 <아저씨>를 보고 비슷한 마음이 들었다면, <악마를 보았다>도 한번 보도록 하자.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끝판대장 '람로완'과의 칼싸움 시퀀스는 정말 멋있었다. 1인칭 시점으로 표현됐었는데, 화면에 대고 칼질을 하는 듯해서 아주 실감이 나더라. 이전에 이런 촬영기법이 쓰인 영화가 있는 지 궁금하다. 어떻게 찍는지도 살짝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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