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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로SS 타고 서울-부산 왕복하기! 연비 실화냐?

장거리 주행

이 사실 카마로의 주특기가 아닐까 싶다. 미국차에다가, GT카로써 출발한 포니카이니 만큼 말이다. 최근 미국차가 독일차처럼 많이 하드해지고, 정확한 피드백을 지향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카마로 SS에서도 GT카의 향기가 강하게 묻어난다. 예전의 미국차만큼 물침대는 아니지만 독일차들에 비하면 훨씬 스프링이 물렁하다.

물렁함

이 무조건 단점은 아니다. 한국에서 고성능차량, 수입차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독일차를 찾다보니, 독일차의 단단하고 칼같은 느낌이 레퍼런스가 되어서 그런 것 뿐이다. 영국차, 프랑스차, 미국차, 일본차, 한국차..... 다들 특징이 있고, 그 그렇게 셋팅하는데 대한 철학을 갖고 설득력을 가진다. (물론 한국차는 셋팅에 대한 '철학'을 가진지 얼마 안된 것 같다.)

일단 출발

고성능 GT카의 장단점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서, 나름 한국내에서 최장거리 투어인 서울-부산 왕복을 해보기로 했다. 카마로SS를 잠시 몰아보니 정체구간에서 연비는 0에 수렴하므로, 저녁 8시쯤 출발해보았다.

일단 고속도로 진입전에 고급유를 만땅으로 채워주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고급유 주유는 사실 상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갯수도 워낙 적은데다가 대전 이남으로 내려가면 없다고 보는게 맞다. 고급유 차량 오너들이 가격보다 주유소 찾아다니는 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하던데, 첫 장거리를 뛰는 나에게도 그랬다. 카마로의 연료 탱크는 72리터. 최악을 가정해도 절대 기름이 모자르진 않을거라 내 자신을 안심시켜보지만, 그래도 불안하긴 하다.

주유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고속도로에 진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느껴지는 건

여유로움

이었다. 2000 RPM 미만에서는 배기음도 실내에 거의 유입되지 않고, 엔진도 실키하게 굴러간다. 약 1500 RPM 이하에서는 가변 실린더 기술을 이용한 V4모드에 자주 진입하는데, 그렇게 되면 엔진과 배기 쪽에서 나는 소리는 없다고 보면 된다. 참고로 100 km/h 항속 주행시에는 8단에서 1300 RPM 수준이고 120 km/h에서 1500 RPM 가량된다. 즉, 일반적인 고속도로 항속 주행에서는 미친듯이 조용하고 편안하다는 것!

하지만 엑셀을 조금만 톡 밟아도, 낮은 RPM에서부터 쏟아져 나오는 토크가 차를 꾸준하게 밀어준다. 그래서 추월과 재가속에서의 스트레스 또한 전혀 없었다. 거기에 더해 웅장한 배기음이 터져나와서 자꾸 과속을 조장한다ㅋㅋ

다소 부드러운 서스펜션 셋팅과 MRC 댐퍼는 이 장거리 주행에 편안함을 더해준다. 고속 주행에서 단단한 셋팅은 불규칙한 노면에서 오히려 그립을 잃게 할 수 있다. 너무 물렁물렁하면 차량의 잔진동이 불안감을 주겠지만, 카마로의 MRC 댐퍼는 부드러움은 주면서 후진동은 잘 흡수한다. (물론 단단한 독일차에 비하면 약간의 롤이 있어 불안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잔진동을 흡수하면서 도로를 부드럽게 쥐고 가는 셋팅은 장거리 주행의 피로감은 덜고, 안정감을 더해주었다.

대략 요컨데, 이런 느낌이었다!

NVH 측면에서는 노면소음이 조금 더 올라오는 수준의 국산 대형세단과 같았고,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는 그보다 훨씬 압도적으로 좋았다. 안정적인 자세제어, 적절한 서스펜션 셋팅에 더하여 넉넉한 엔진의 힘은 장거리 주행의 피로를 엄청나게 줄여주었다. 이 정도의 장거리를 몰아본 차량이 카마로SS 이외에 마티즈, 아반떼MD/AD, 그랜져HG/IG, K7, 카니발II, 그랜드 카니발, 미니 2세대, BMW 520d (F시리즈), 제네시스 G80, 프리우스 정도가 있었는데, 주행의 여유로움이라는 측면에서는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다.

연비

과연, 그러면 연비는 어땠을까! 일단 결과부터 보자.

서울-부산 하행이다. 중간에 행선지가 바뀌어 창원으로 향해서 거리가 좀 짧아졌고, 창원에서 친구를 만나 조금 쏘고 다닌지라 연비가 뚝 떨어졌다. 야간이라 특별히 정체구간은 없었다. 대략 110 km/h 정도로 항속 운전하면서 간간히 추월 가속만을 하였다. 창원 도착 당시에는 주유 게이지가 딱 절반을 가르키고 있었다.

부산-서울 상행이다. 낮에 출발해서 앞뒤 시내구간과 수도권 부근 고속도로에서 정체구간이 꽤 있었다. 평균속도가 하행에 비해서 뚝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11.1 km/L로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다. 수도권 부근 정체구간 진입 전까지는 11.9 km/L 을 기록하고 있었다.

실시간 연비는 정확한 건 아니지만, 110km/h 크루즈 주행시에 12~15 km/L까지 보여주었다. 크루즈 주행 효율은 90 ~ 110 km/h 부근이 가장 좋은 것 같았다. 비록

연비는 발끝에서

나오는 거라지만, 고속도로 주행시 카마로의 연비는 생각보다 더 많이 괜찮았다(배기량이 6.2L라는 걸 다시 한번 떠올리자!). 물론 엑셀을 사뿐히 즈려밟거나, 시내주행을 하게 되면 눈물나는 연비를 보여준다. 항상 발끝을 조심해야한다(?)

앞으로

나의 여행을 함께할 차량으로 아주 잘 고른 것 같다. 함께 계속 안전운전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