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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개막식에 다녀왔습니다. PIFF에서 BIFF로 명칭이 바뀌어서 낯설어져 버린 부산국제영화제말이죠. 부산에 살면서 유일무이하게 서울이 부럽지 않은 문화행사라서 매년 빠짐없이 다니고 있지만, 개막식은 처음이네요. 새로 개관한 '영화의 전당'에서 화려한 개막식이 열려 더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영화의 전당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16회째를 맞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포스터에서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개막작도 그에 발맞춰서 가을에 알맞는 정통 멜로 영화가 선택되었네요. 바로 송일곤 감독, 소지섭 한효주 주연의 <오직 그대만>입니다.

개막식
에서 잠시 주연배우들과의 인터뷰가 있었는데, "영화 속에서 섹시하게 나오는 장면이 있다고 들었다. 어떻게 몸을 준비를 하셨나요"하고 물었는데, 소지섭의 대답이 "따로 준비한 것은 없다. 난 원래 섹시하니까." 이러는 겁니다! 무한도전에서도 보여줬던 소지섭의 물오른 예능감에 객석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오직 그대만
은 정통 멜로 영화입니다. 전형적인 멜로 영화의 소재를 가지고 정공법으로 연출해낸 영화입니다. 하지만, 멜로물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오글거림과 억지 감정 짜내기의 함정에는 빠지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빤한 내용이라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니까요. 낡은 소재를 요즘의 관객에게도 먹히게 만든 것은 '담백함'과 '절제'였던 것 같습니다. 곽경택의 최근 영화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뭐든지 '과잉'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배우들의 감정의 과잉은 오글거림과 곧이은 불편함을 가져옵니다. (아직 우리는 감동 받을 준비도 안됐는데 영화 안에서는 이미 울고불고 슬픈노래틀고 난리가 났다니까요.)
  <오직 그대만>에서는 두 주연 배우의 담백한 연기와 함께 적당한 감정의 절제가 있어서 더 편하게 다가올 수 있었고 감정의 이입도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음악도 과하지 않게 적당히 사용되어서 분위기 조성에 한몫을 합니다. 실력파 조연들의 웃음 코드도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영화가 지나치게 무거워지지 않도록 합니다.
  사실 한효주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TV에서 삼성 카메라 광고에 자주 나와서 그냥 얼굴만 아는 정도였지, 특별히 연기로서 저에게 인상을 주지는 못했었습니다. 본인도 인터뷰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에 기쁘기도 하지만, 많이 긴장이 된다고 하더군요. 짧은 필모그래피에 비해서 연기는 상당히 깔끔하게 잘해서 인상깊었습니다. 소지섭도 유명세에 비해서 '연기를 잘하나?'싶었는데, 잘하더군요... 한효주는 앞으로 관심깊게 지켜봐야 할 배우인 것 같습니다.

  너무 칭찬 일색인 것 같지만, (상업적인)멜로 영화에서 이 정도로 균형잡힌 멜로 영화는 드물다고 느낍니다. 상업적으로 (짧게)소비되기 위해서 만들어 지는 장르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좋은 평가를 주지도 않는 편이지만, <오직 그대만>은 몇 가지의 사소한 개인적인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잘 만든 멜로 영화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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