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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을 각오하고 쓰는 내 얘기 하나.
중학교 2학년 즈음부터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하는 공부'라는 것이 내 삶의 가장 큰 분율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고등학교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하고 싶은게 많은 아이가 되었으나, 그 때까지는 어른들이 종종 말하곤 하던 "대학 가면 하고 싶은 걸 다할 수 있다"라는 말을 철떡같이 믿었다. 그렇게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 영화, 책, 글, 사랑 모든 것이 수능이라는 기치아래 무시되거나 미뤄져왔다.

그리고 나는 대학에 왔다.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건 없었다. 내가 막연하게 꿈꿔오던 치열한 지식에 대한 갈구, 음악-영화-그리고 그런 사랑-등등 낭만이라던가. 난 처음엔 그것을 학교의 '위치'때문이라고 문자그대로 '열폭'해댔다. 역시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야하는 거라고 떠들어 대곤 했다. (그런데, 지금도 이 생각을 바꿀 마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물론 '서울'이라는 건 특정 지역이라기 보단 상징적 의미로 이해하자.)

"난 너네랑 달라." 이런 생각을 대학교에 들어간 초기에 꽤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그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겉으로만 봤을때에는 그저 술이나 먹고 황색지에 사고를 점령당한 농담따먹기나 하는 사람으로 보였던 것이다. 난 너네랑 달라 난 음악을 사랑하고, 영화를 사랑하고, 책을 읽고 토론하기를 즐겨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 3자가 본 실제 내 모습은 그들과 딱히 다르진 않았을 것이다. 단지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였을지도,

그렇게 시작된 나의 '학교'와의 악감정은 전공 공부에 열중해야 하는 최근에서는 전공공부를 천시하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전공 따윈 중요하지 않아, 그런 고루한 암기 따위에 젊음과 열정을 낭비하면서 지루해빠진 어른이 되진 않을거야."라고 자랑처럼 떠들고 다녔다. 소영웅주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하루는 내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게 남들이 보고 있는 내 모습일지도 모르지. 결정과정에서야 어땠던 간에, 결국 내가 선택한 길에서 가장 궁극적이고 중요한 일은 제쳐둔 채, "겉멋"에 빠져서 삶의 부수적인 면에 더욱 집착해 있는 내 모습을 말이다. 놀랍고 무섭고 충격적이었다. 나를 향해 솟구치는 배신감과 분노를 간신히 돌리어 "이젠 내 삶의 가장 중요한 일을 먼저 성취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주된 것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부수적인 것을 제대로 해낼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이런 경험을 바로 얼마전에 했던 나는 '제니'를 철없다, 어리석다고 간단히 치부해버릴 수 없다. 오히려 제니는 나보다 당당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인정하고 반성했고, 그것을 자신의 발전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 내가 가야할 길이 바로 영화 마지막의 모습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앞으로 내가 어떠한 "AN EDUCATION"을 밟아 나가야할지는 영화에 나와 있지 않다. 앞으로 내가 스스로 찾아나가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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